안녕하세요. 읽는남자입니다.


  오늘은 서울에 다녀왔어요. 독서모임을 통해 만나게 된 친구의 결혼식이 있어 가게 되었죠. 6년의 서울 생활에서 마음 터놓고 지낸 친구였는데 결혼을 한다고 하니 뭔가 짠한.. 그래서 꼭 챙겨주고픈 마음에 서울을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넉넉하게 계산했는데도 헤어샵에 다녀오는 바람에 결혼식에 약간 늦었어요. 


  미리 도착해서 같이 사진도 찍고 했어야 하는데 아쉽네요. 주례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고 축가 순서가 왔는데, 축가를 하는 사람 역시 독서모임에서 만난 동생. 긴장 했는지 목소리의 떨림이 느껴졌죠. 아마추어가 너무 잘해도 재미가 없죠. ㅎㅎ 축가는 이소라의 '청혼'.



  그리고 신랑, 신부의 멋진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결혼식을 마치고 함께 걸어 나오면서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요? 저도 경험해 보고 싶네요. ㅎㅎㅎ



  결혼식을 마치고 함께 모임을 이끌었던 멤버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식사를 했습니다. 모임 내 첫 결혼, 진심으로 축하하고 행복하게 잘 살길 빌며 결혼식장을 떠났습니다.


  서울 올라온 김에 오랜만에 동대문에 들렀어요. 한동안 쇼핑을 하지 않았더니 신발이 다 닳아서 없어질 지경이 되었죠. 사고 싶은 것들은 참 많지만 돌아갈 것을 생각해 최대한 자제를 하고 청계천으로 갔습니다.



  처음엔 버스 시간이 남아서 기다릴 요량으로 갔는데 어쩌다 보니 평화시장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독서모임에서 <전태일평전>을 다룬적이 있었죠. 기억에 많이 남는 책인데 이렇게 배경이 되는 장소에 오게 되니 느낌이 새롭네요. 



  하루 종일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네요. 나이 탓인지 체력 탓인지 다니기 너무 힘듭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기절하듯이 잠들었네요.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니 조금 살아났다가 다시 방전이 되려 합니다. 모두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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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입대하기 전 예비역 형들에게 '넌 군대 다녀와야 사람이 되겠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어떻게 행동했는지 상세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난 내 기분대로 행동했던 것이 화근이 된 듯싶었다. 그런 말을 자주 들으니 사람이 되었다는 말이 궁금했고 군대에서 어떻게 지내기에 사람이 변해서 나올까 궁금했다.

 

  나의 군 생활은 맛스타와 건빵을 책임지는 1종 행정병의 소임을 다 한 후 마쳤다. 즐기면서 군 생활을 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빨리 이 지긋지긋한 군 생활을 마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생활하며 전역일자만 기다렸다. 하루하루 맛스타와 건빵에 치여서 일과를 마치고 나면 파김치가 되어 사색은 커녕 티비에 나오는 걸그룹을 보고 침을 흘리며 시간을 보냈다.

 

  바라고 바라던 전역을 하고 복학을 했다. 예전에 나아게 군대를 다녀오라던 형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술도 깰 겸 편의점에 들려 아이스크림을 하나 물고 형들이 피는 담배를 몇 갑 사들고 들어갔는데, 형들은 나에게 "저 새끼 군대 다녀오더니 사람 되었다."는 말을 했다. 나를 인정해줬다는 느낌을 받으며 즐기며 기분 좋게 술자리를 마쳤다. 그런데 '사람 되었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 거지?

 

 

 

 

전태일 평전 (개정판)
국내도서
저자 : 조영래
출판 : 돌베개 200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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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저한 상명하복(上命下服). "X으로 밤송이를 까라면 깠지 무슨 이유가 필요하냐?"는 식의 어떠한 불합리하고 비인간적인 명령이라도 아무 이의 없이 지켜져야만 하는 숨 막히는 계급사회, 인간적인 존엄이니 자유니 평등이니 하는 것은 한 방울도 찾아볼 수 없는 이 호령과 기합과 '빳다 방망이'의 세계가 '사람을 만든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것은 바로 자신이 얼마나 무력하고 얼마나 왜소한 존재인가를 뼛속 깊이 깨달아 겸손(?)해진 인간, 강자의 패배에 도전하거나 저항하거나 이의를 내세운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달걀로 바윗덩어리를 치는'일인가를 철저히 터득하여 온순해진 지각이 있는(?) 인간, 그러한 인간이 군대로부터 만들어져 나온다는 것을 뜻한다.

 

 

 

  <전태일 평전>을 읽으며 '사람이 되었다'는 말뜻을 찾았다. 책에서는 위의 내용에 이어서 사회에서 필요한 인간상을 설명한다.

 

 

  사회는 이러한 인간을 여러 가지 그럴 듯한 표현을 써서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미화한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설교는 그 대표적인 예의 하나이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란 물론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의 참된 인간적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헌하고 봉사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회사원의 경우 사장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곧 그것이다. 노동자의 경우 기업주가 필요로 하는 일 잘하고 말 잘 듣고 부지런한 사람이 바로 그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다. 

 

 

  '사람이 되었다'는 말은 이 말을 하는 사람이 상대에게 '나의 입맛대로 변했다.'는 말을 돌려서 말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 없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아무런 토를 달지 않고 행동하는 것이 '사람 되었다'는 말이다. 군대에서는 명령체계를 지켜야 군대라는 시스템이 유지가 될 것이고, 회사 생활 역시 오너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 '사람이 된' 인재와 일을 하기 원할 것이다. 군대에서 무엇이 이런 '사람'을 만드는 것일까?

 

  나의 경우 훈련소에서 처음으로 '사람'되는 과정을 거쳤다. 훈련과 훈련 사이 쉬는 시간이 10분정도가 주어졌는데 막사에 들어가서 쉬는 경우가 있다. 고단한 몸을 끌고 들어와 침상에 앉아 쉬려고 하면 조교가 들어와 "신발 벗고 침상에 올라가 정리를 해라." 등의 잔소리를 해가며 절대 멍하니 앉아서 쉬게 하지 않았다. 외부에서 휴식을 취할 때도 마찬가지다. 앞에서 조교가 무언가를 계속 설명한다.

 

  그때는 멍하니 두면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자살을 할지도 모르니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지금 돌아보면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으며 생각하는 습관을 없애버리는 작업을 했던 것이다. 명령체계가 중요한 군대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남아있으면 상관이 명령을 할 때 무조건 적으로 듣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 사이 시간이 지체되어 문제가 생기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생각하며 살아가기에 참 힘든 환경이다. 학창시절에도 자신의 생각 없이 하라는 공부만 주입 당했다. 군대에서도 똑같이 자신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은 환경이다. 사회에 나가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나의 생각을 펼치는 기회는 사회에서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럴수록 의식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확실히 정리하는 습관을 가져야한다. 왜냐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생각하는 사람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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