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달리다
국내도서
저자 : 배순탁
출판 : 북라이프 201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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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 <청춘을 달리다>는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작가 배순탁 님의 에세이입니다. 작가님의 인생에서 가장 절박하게 음악을 찾아들었고 음악을 직업이 아닌 순수한 취향으로써 접했던 1990년대 시절, 그때 활동했던 뮤지션 열다섯 명을 그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책의 서두에서 이야기를 통해 특정한 시대의 구조가 희미하게라도 드러나기를 바란다는 배순탁 작가님의 이야기처럼 이 책을 읽는 내내 90년대 배경이 생각났고 그 안에서 살았던 제가 떠올랐습니다. 90년대는 제가 초, 중, 고의 모든 학창시절이 담긴 시간인데, 그 시간 안에서 저 역시 배순탁 작가님과 같이 대중음악을 사랑하며 듣고 자랐습니다.

 

  <청춘을 달리다>에 등장하는 가수는 신해철, 이승열, 015B, 크라잉넛, 이적, 윤상, 이소라, 허클베리 핀, 이승환, 자우림, 서태지, 언니네 이발관, 백현진, 윤종신, 유희열까지 총 열다섯 팀입니다. 이분들의 음악이 TV와 라디오에서 많이 흘러나왔지만 저의 10대 시절에 이분들의 노래가 어려웠습니다. 노랫말에 담긴 뜻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20대 중반을 지나서였고, 이들을 좋아하기 시작했죠.

 

  저의 10대 시절을 함께한 가수들은 중학교에 입학한 후 가요계에 데뷔한 사람들입니다. HOT, 젝스키스, SES, 핑클은 데뷔 후 1세대 아이돌이라고 불리며 가요계를 비롯한 사회의 문화를 바꾸기 시작했죠. 아이돌이라는 용어가 생기고 팬들은 좋아하는 가수들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며 가수들을 응원했습니다.

 

  잠시 가수들의 활동 패턴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지금 가수들은 노래 한 두 곡이 담긴 싱글 앨범을 제작하여 공백 기간을 짧게 하고 방송 노출을 많이 하는 방식이라면 그 당시에는 10곡 이상 담긴 정식 앨범을 발매하여 오랜 활동 기간을 가졌죠. 보통은 1년 정도 활동하면 1년 정도 휴식을 하며 다음 앨범을 준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SES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SES는 일본과 한국을 번갈아가며 활동을 해서 타 가수들보다 국내 활동 기간이 짧았고 복귀일까지 기간이 길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SES의 방송 복귀일이 정해지면 그 날을 달력에 체크하고 손꼽아 기다렸죠. 첫 방송은 꼭 녹화해서 여러 번 돌려 봤었고, 복귀일에 맞춰 발매하는 앨범을 사기 위해 음반 가게로 달려갔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지금은 그들의 모습을 TV에서 보기가 힘듭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연예계를 떠난 사람도 있고, 홀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고, 가정을 이뤄 활동이 힘든 사람도 있습니다. 팬들의 기억 속에는 함께 했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한데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웠습니다.

 

  이렇게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았는지 2016년 초 무한도전에서 90년대에 활동했던 가수들을 모아 과거를 추억하는 무대,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라는 제목으로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김건모, 쿨, 김현정, 소찬휘, 지누션, 터보, 엄정화 등 오랜만에 보는 가수들이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모습은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 토토가 시즌 2로 젝스키스의 컴백과 게릴라 콘서트가 무한도전을 통해 방송됐습니다. 3년가량의 짧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많은 히트곡을 낸 그들은 타의에 의해 해체가 되었고 많은 사람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죠. 함께하는 모습을 영원히 볼 수 없을 것 같았는데 무한도전을 통해 멤버들이 모이고 연습하고 무대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했습니다.

 

  이들의 무대를 보는 내내 느껴진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면 저도 같이 따라 부르고, 가수가 눈물을 흘리면 저도 함께 눈물 흘렸습니다. 어지간한 일에는 무감각한 저인데 눈물까지 흘리다니..

 

  이 눈물의 의미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삶의 파도에 휩쓸려 바쁘게 살다 보면 쉽게 잊히는 청춘의 추억들. 낡은 기억 속의 앨범에 고이 모셔진 그 순간들은 청춘을 함께한 음악을 들을 때면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은 세월이 지나 나이를 먹었다는 서글픔과 기억 속 아름다운 시절을 그저 기억으로만 추억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서 느껴지는 안타까움이겠죠.

 

  청춘은 끝나고 인생이 시작했지만, 아직도 멈추지 않는 그 시절의 낭만적 기록, <청춘을 달리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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